공공일호,
空間에서
共間으로

1979년 故김수근 건축가의 설계로 완공된 (구)샘터사옥은 한 회사의 사옥임에도 사유지인 건물의 일층에 길을 내어 모두를 위한 통로를 두었습니다.
지하를 비롯한 저층부에는 대학로의 문화와 함께 호흡하는 프로그램을 유지해 왔습니다.
공공일호는 기존의 공간적 공공(公共)의 구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용자적 공공의 구조로의 확장을 실험하는 공간입니다.

공공일호는 다음 세대의
교육을 고민하는 혁신가와
실험하는 아티스트를 위한 공간입니다.
40년 동안 샘터출판사의 사옥이자
민간 최초의 소극장이 자리잡았던 건물의
맥락을 유지하고, 확장하고자 합니다.

  • 신축 계획 1979

    건축가 김수근의 샘터사옥의 계획은 비슷한 시기에 완공한 대학로 문예회관과 함께 현재 대학로를 이루는 '붉은벽돌 건축'의 효시가 되었습니다. 1층에 사용된 필로티 건축은 모두가 드나들 수 있는 길이 되어 건물에 공공성을 부여했습니다. 이는 긴 세월이 지나도 샘터사옥이 도시와 함께 호흡하게 하는 중요한 유전자가 되었습니다.

    이밖에도 건축가가 얼마나 긴 시간을 염두에 두고 샘터사옥을 계획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단서가 건물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2층 로비로 연결되는 외부 계단 등 여러 개의 출입구, 수직 통로의 계획으로 다양한 복합용도를 가능하게 한 점, 2012년에 설치된 엘리베이터가 신축 설계 시에 계획된 엘레베이터 샤프트에 그대로 설치되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증축 계획 2012

    2012년 증축 계획은 1990년부터 2002년까지 샘터사옥의 4층에 자리했던 이로재의 승효상 건축가가 맡았습니다. 승효상씨가 매체 인터뷰에서도 여러번 밝혔듯, 2012년 증축부에는 원형의 재료인 벽돌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유리와 철골을 적용하였습니다.

    샘터사의 오랜 기록들을 살펴보면, 이로재가 1990년에서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건축물의 원형보존, 유지, 관리 등에 대한 모든 의사결정에 자문 및 참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그리고 가치를 공유하는 건축가의 개입 덕분에 샘터사옥은 수많은 변화 속에서도 건축의 문화적 향기를 잃지 않았습니다.

  • 공공일호 계획 2017

    2017년, 공일스튜디오의 조재원 건축가와 함께 계획한 공공일호는 샘터사옥의 역사적, 건축적 맥락을 잇고, 플랫폼 공간의 특성을 살리는데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조재원 건축가는 "내부에 길을 품고 복합적인 용도에 맞는 다양한 수평, 수직 통로를 계획했다는 것은 놀라울 정도로 먼 미래를 내다본 것"이라며 "다양한 진입동선을 통해 독립적인 아이덴티티를 가진 복수의 공간이 하나의 지붕 아래 묶일 수 있는 건축이 샘터사옥이 가진 원래부터의 특별한 구조이고, 이것을 플랫폼 공간의 구축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리모델링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건물이 사적으로 유지해온 공공적인 개방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소 폐쇄적이었던 계단실 #1, #2의 실내와의 벽을 허물어 투명하게 만듦"으로서 공공일호를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공공일호를 나누어 사용하는 다양한 주체의 성격을 고려하여, "각각의 사용 주체들과 공간의 요구사항을 반복하여 묻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 각 공간의 정의를 만들어가며 함께 계획했습니다. 행사 대관용으로 제공하는 공간 역시 "도시와 공유하는 공간"으로 보고, "공공일호가 한 장소일 뿐아니라 곧 미디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다"고 전했습니다.